나 백수일때 어버이날만 되면 이십만원 주던 친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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졸업 하자마자 칼취업 하고 3년 출근 하는 길에 그냥 죽었으면 좋겠다 생각 들고 이건 아니다 싶어 퇴사하고 정신과 다님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유일하게 친구한테만 이렇다 얘기하니 만나자고 나오라고 해도 내 처지가 한심해서 못 나갔는데 그럴때마다 페이스타임으로 얼굴이라도 보면서 얘기하자 해줬던 친구 일년은 꼬박 집에만 틀어박혀 있고 나머지 2년은 알바만 함 어버이날만 되면 20만원 주면서 부모님 드리라고 했던 친구 처음엔 열등감 때문에 내가 불쌍하냐고 나도 이십만원 있다고 화도 냈는데 그럴때마다 한번도 화 안내고 이번만 이번만 하면서 4년 내내 어버이날 용돈줌 철마다 이게 맛있대 여기가 예쁘대 하면서 사진 보내주고 다시 취업 준비 해보려고 한다니까 뛸듯이 기뻐했던 너 4년 공백이 무서웠지만 어찌저찌 다시 취업해서 다닌지 일년 첫 월급 받자마자 너 명품백 하나 사줄게 하고 호기롭게 백화점 갔는데 괜찮다고 괜찮다고 연신 거절만 하다가 겨우 사준 백만원대 신발 하나 너는 그거 아깝다고 신지도 않았지 너 죽고 어머니랑 같이 너 자취방가서 짐 정리하는데 선물 받아놓곤 아깝다고 안 쓴 바디워시, 비싼거라고 보관만 해두던 핸드크림, 딱 한번 꺼내 신고 박스에만 넣어둔 내가 사준 구두뭐가 그렇게 아까웠니 나한테는 턱턱 남들한테는 늘 베풀기만 했었으면서 다 내어주고 비싸서 아껴만 두던 핸드크림은 유통기한도 지났는데 이제 나는 너 대신 너 어머님 챙기려고 한다 내가 두배로 챙겨줄게 나 너랑 손잡고 바다 가고 싶다 우리 강릉 가기로 했었는데 삼백만원짜리 중고차 사서 어디든 가자고 했었는데 나 이제 차도 있는데 어디든 가자고 해놓고 정작 너한테 못가네 너랑 페이스타임 하고 싶어 너랑 연남동에 소금빵 먹으러 가고 싶어 니가 싫어하는 너 닮은 루피로 생일 케이크도 만들어주고 싶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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